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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의 詩 文學
선글라스 /이만섭
선글라스 이만섭 나도 알 수 없는 배후 세력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내가 있어 애매해진 나는 세상을 보는 게 아니다 살피는 거다. 햇빛 공화국에 입국한 그늘의 신분처럼 외따로운 표정으로 바람이 불어오지 않아도 서늘한 뒤통수는 누군가 쏘아보는 듯 목적은 따로 있는데 도드라진 입장의 차이는 가까이에서도 거리감을 재듯 이어폰이라도 끼면 신분이 드러날까 봐 그렇지는 못하고 수상쩍은 대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서 지하 계단에 들면서 더는 필요 없게 된 신분도 배후 세력도 고스란히 떠안고 빛바랜 혐의점에 갇혀버린 채 스크린도어 앞에 선 나는 햇빛이 보낸 밀사처럼 그늘 속의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시 6
2024. 4. 13.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