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이만섭의 詩 文學

벚꽃들 /이만섭 본문

시 6

벚꽃들 /이만섭

이만섭 2024. 4. 7. 10:30

 

벚꽃들

 

 

                           이만섭

 

 

이타적인 봄이다

시작은 꿈을 위해서라지만 깨어보니

강냉이 튀밥처럼 우르르 쏟아져 나왔으니

나무에도 심장이 있어 가늘고 섬세한 손으로

내 안에 창을 열어젖히며

도대체 어쩌자고 꽃들은 창밖에서

저토록 함함하게 피어 난리다

몰려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천변에 나가볼까 하다가

티브이가 가까이 끌어 당겨놓은 벚꽃들

풍경을 독차지하고서

하얀 사기그릇 접시 펼쳐놓은 듯 동글동글하게

이목구비조차 지워버린 함박웃음이다

청명을 기리는 하늘은 한 점 흰 구름조차

발을 못 붙이게 해놓고

소녀들의 하얀 치아처럼 웃고 있는 꽃잎들은

설렘이 분출하는 두근대는 심장 소리

그래 너희들 세상이다 청춘의 소풍이다

아직은 알 수 없겠지만 돌이켜보면 눈물 나는 순간이다

그립다는 말의 긴 모가지도 이쯤에서 멈춰놓고

울컥울컥 쏟아내는 허공

길에 밟히는 꽃잎들이 다를 것인가,

어떤 그리움을 발밑에 둔 표정들 견딜 수 없어

에라! 모르겠다

벚꽃 세상 속으로 몸을 던진다

 

 

 

 

'시 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몽 /이만섭  (0) 2024.04.21
선글라스 /이만섭  (0) 2024.04.13
어떤 근황 /이만섭  (0) 2024.04.07
수선화 /이만섭  (0) 2024.03.30
햇봄 /이만섭  (0) 202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