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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의 詩 文學

햇봄 /이만섭 본문

시 6

햇봄 /이만섭

이만섭 2024. 3. 10. 11:10

 

 

 

                       이만섭

 

 

간절기의 바람에 씻긴 민낯이

거울 앞에서 더 투명해 보이는 아침이다

 

무수한 손짓들 흔들며 나올 듯

고물고물 약동하는 거울의 눈동자

 

이리저리 갈마드는 궁리에 이끌려 다다른 창가

 

창유리의 망막을 한 꺼풀 더 걷어낸 듯

날빛 투명한 바깥은 무언가 발견하기 좋은 날

 

풀밭을 기는 뱀처럼 실내를 빠져나온다

 

금가루 같이 쏟아지는 햇빛을

어디에 써야 좋을까

 

누군가를 부르고 싶다

나 여기 있다며 외치고 싶다

 

서둘러 지나는 길모퉁이

샛노랗게 휘늘어진 개나리꽃에 붙들려 해찰하는데

꽃그늘 아래 반짝이는 푸른 눈빛

 

밀회를 들킨 고양이가 재빠르게 달아난 쪽으로

언덕 하나가 우뚝 서서

차가운 몸을 데우고 있다

 

저 햇빛 봉우리에 당도하면

봄바람이랑 꽃바람이랑 사귈 수 있을까

괜스레 마음 설레는 아침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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