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 詩 文學
어떤 근황 /이만섭 본문
어떤 근황
이만섭
보채는 아기 등 토닥거리듯
대지를 쓰다듬는 봄볕
데크 위에도, 우리집 강아지
동공 지키려 안간힘을 쓰다가
나른해진 눈꺼풀을 포기한 채
네 발 쭉 뻗고 말았습니다.
참새들 나무와 나무 사이 오가고요.
바람도 이따금 강아지 엉덩이 털을 훅, 하고
입김처럼 불며 지나가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강아지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돌아눕습니다.
폭신한 방석의 둘레만큼
고스란하게 뭉쳐진 한낮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