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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의 詩 文學

투명해서 아픈 /이만섭 본문

시 6

투명해서 아픈 /이만섭

이만섭 2024. 10. 6. 12:00

 

투명해서 아픈

 

 

                 이만섭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역광에 갇힌 사물처럼 나는 아프기 시작한다.

없던 아픔이 처음에는 나를 달래고

그다음에는 나를 앞세우고

말을 따를 수밖에 없는 나는 저만치에

물끄러미 사물로 태어난다.

피돌기의 정체성을 잊고 나면 유령 같은 내가

나를 외면하는 것이 보인다.

창세기의 첫째 날을 닮은 그전의 나는

혼돈이었는가 싶게 나를 놓치고

새로 태어난 울음처럼 세상 밖으로 내지를 수도 없다.

내가 모르는 것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없는 나를 지켜보았던 것일까,

아파서 깨닫는 새로움이

투명해진 모습을 돌아보는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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