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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의 詩 文學

石附作에 적다 /이만섭 본문

시 6

石附作에 적다 /이만섭

이만섭 2024. 6. 22. 10:22

 

石附作에 적다

 

 

         이만섭

 

 

모래가 싹트지 않는 이유가

모래알에 있겠는가,

 

모래알을 굴리는 바람이며

모래알을 달구는 햇빛이며

모래알을 퍼 나르는 손길들이

모래알들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밤바다 백사장에 나가보면

파도의 유혹에 잠 못 이루는 모래알들

 

사막을 횡단한 대상의 자취처럼 발자국들은

메마른 바닥에사막의 지도를 그려놓고

기다리는 것은 장소를 이탈한 시간이다.

 

오래전 파도에 휩쓸려간 모래알들은

바닷속에서 합체가 되어 수초를 키우며

모래의 이름을 지워버렸으니

모래가 싹튼다는 말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바위는 혼자서 영원을 꿈꾸어도

이끼와 합체에서 진정한 생명을 얻는다.

 

돌 위에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합체를 향한 몸짓이 이루어낸 자리에

장소를 이탈한 시간이 돌아와

홀연히 꽃피워놓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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