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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의 詩 文學

개미집 /이만섭 본문

시 6

개미집 /이만섭

이만섭 2024. 5. 25. 13:23

 

 

개미집

 

                                이만섭

 

 

 

소인국이 궁금해지면

가끔 개미집을 들여다본다.

 

저 어둠 속에서

사는 재미는 또 어떤 것일까,

 

풀밭에서는 풀밭대로

시멘트 블록 틈새에서는 시멘트 블록 틈새대로

피리 구멍 속 같은 세상으로 들어가는

서두르지 않는 검은 촉수들

 

땡볕에서 절벽에서

푸나무에서 아름드리 교목 위에서

해종일 이어지는 오체투지로

마침내 다다른 저 좁디좁은 입구 너머에

발 뻗고 누울 방이 있어

다 저녁 이 바깥을 흔적 없이 빠져나간다.

 

어둠이 서서히 하루의 창을 닫는

한 번도 집구석이라고 불린 적 없는

어두컴컴한 저 숭고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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