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 詩 文學
풍요의 빛 /이만섭 본문
풍요의 빛
이만섭
장원에 빛의 활쏘기 대회가 열리는 날
궁사들 앞세워 계절의 부족들 모여들고
창천은 뭉게구름 높이 띄워
투명한 날빛 공중을 앞세운다.
일광이 닿는 자리마다 주단을 깔며
반짝이는 얼굴들
이날은 개천일 지나 만월이 뜨는 날이어서
열매를 익혀낸 나머지 빛들을 위해
가무를 즐기며 서로 풍요를 드높이는데
북소리 울리자 와와 울려 퍼지는 함성에
충만한 기상은 궁사들을 앞세운다.
파란 눈동자로 박힌 호수 저편
붉은 깃발이 꽂힌 목적지를 향하여
풍경을 꿰뚫고 날아가는 빛의 화살촉이 눈부시다.
꽃 피어 아름다운 날을 지켜냈기에
두 손 공손히 풍요의 제단을 받들어 올리니
남은 열매의 종지기 되어
계절의 마지막 날까지 생명을 보살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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