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 詩 文學
가짜신선타령 -이만섭 본문
가짜신선타령*
이만섭
나는 그리움을 많이 탑니다. 그래선지 천애고아처럼 외롭기도 하고요. 이것이 시를 쓰는 이유입니다. 세속에 줄을 서듯 밥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건너가는 하룻길, 그런 저녁의 우편함은 텅 비어 내 일상의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주지요. 하기야 아무것도 읽어낸 게 없는 독서에 밑줄 그을 문장인들 있겠어요. 그런 내가 한 팔자 짊어진 듯 앞뒤 안 가리고 시 타령입니다 그려, 왼쪽 가슴 아래께에 통증 없는 그리움을 그리움이라고 말하는 후안무치나 다름없을 테지요. 칠월의 폭염 아래 장미넝쿨이 목책을 휘감는 까닭은 꽃의 영역에 아름다움을 지켜주는 약속 때문일진대 나는 그런 목책도 되지 못하고 비바람 피해 이리저리 떠돌며 흘러 다니며 이마저 별빛 받아먹는 밤의 노숙은 가장 이상적인 한뎃잠이라서 그 푸른 빛 쫓아와 등 시리도록 사무치는 꿈으로 도반을 삼을 것인데, 목젖이 말라가도 타는 갈증 없는 그리움이 부끄러운 시가 되는 그런 시를 씁니다 나는,
* 판소리 열두마당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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