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4/06/30 (1)
이만섭의 詩 文學
슬픔의 더부살이 /이만섭
슬픔의 더부살이 이만섭 거짓을 드러내지 못하는 성정에 비추어보면슬픔만 한 진실도 없을 테지만 결백의 몫을 키워 기쁨의 조각보를 깁는 슬픔이 있다. 어둠의 휘장을 두른 그림자가 빛의 등 뒤에서환한 때를 기다리듯 감춰진 모습은꼬깃꼬깃 접힌 부끄러움도 한 몫이지만내색하지 않는 것들이 눈물방울로 맺히는 것을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슬픔 들여다보면 소금에 절인항아리 속 밴댕이 젓갈처럼 허기져 있다.어두컴컴한 토굴 속에서 제 몸 삭히는 중이다. 앙다문 어금니 너머 속울음의 긴 팔로옷깃 훌훌 털며 무릎 올곧게 세울 수 있을까, 마음의 집에 얹힌 더부살이 각별하게 무색무취한 정화된 맛으로구름의 커튼을 열어젖힌 달의 얼굴은 언제쯤일까, 제 모습 비추는 거울을 더듬더..
시 6
2024. 6. 30.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