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의 詩 文學
[스크랩] symmetry(對稱)의 言語, 견인된 對像 /장혜원님의 詩 본문
-symmetry(對稱)의 言語, 견인된 對像 /장혜원님의 詩 "밧줄" /이만섭
시에 있어서 object란 말, 곧 對像이란 무엇인가. 현실에서 목도되는 즉물적인 것일까,
그것은 화자가 관찰한 사물이 어떤 형태의식으로 자리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전적으로 이미지에 의존하는 비대칭의 개념인 상징적인 시에 비유한다면
대상의 시는 시의 의미가 화자와 대칭의 형태로 존재하는 개념적인 특징을 갖는다 할 것이다.
곧 사물에 대한 자각이 일으킨 시적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무릇 시인에게 시가 되지않는 그 무엇이 있었던가. 바꾸어 말하면 그 무엇이라도 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객체가 의미로 인식될 때 시의 대상은 투철한 생명력을 지닌다. 여기에 시적 변용이란 말이 뒤따른다.
따라서 대상에 대한 표정 또한 자연히 감정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밧줄
장혜원
계룡산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
오뉴월 땡볕에
간간하게 절여져 풀죽은 채
헐떡거리며 벼랑 앞에 선다
바짝 붙어서라 한다
핏줄 불거진 팔 내밀며 잡으라 한다
후들거려도 중심 잃지 말라 한다
잡은 손 놓칠세라 울룩불룩 근심을 꿰었노라 한다
자신 닮은 한 사람, 밧줄 하나에 매달아
세상에 내보내더니
불혹을 넘기어도 못 미더운지
비탈마다 서서 손 내민다
내려다 보니 나를 닮은 한 사람
저만치서 내 손을 기다린다
밧줄은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가,
이 시는 화자가 밧줄을 통해서 마음이 접선하고 있는 유기적인 것이 생명력에 닿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하나의 원류가 있다면 어머니로부터 달고 나온 탯줄이어도 좋을 것이다.
어디 생명이 잉태되었을 때 뿐이든가. 진자리에서부터 끊임없이 받아온 보살핌이 또 그렇지 않던가,
묵은 상수리나무에서 부화한 비오리 새끼들을 풀숲에 뚝뚝 떨러 뜨려 물가로 이끌고 갈 때도
어미오리는 밧줄을 내렸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서 날아 앉은 비오리 새끼들,
비록 날개를 달았다 할지라도 그런 행위로서의 밧줄은 대상의 사물이다,
그것이 자신감의 표상이며 삶을 헤쳐나가게 하는 한 장치이다.
그렇게 해서 날아 내린 비오리 새끼들은 유유히 헤엄쳐 강 어귀를 떠나간다.
이렇듯이 밧줄이 비탈에 놓여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마음을 매듭처럼 묶어 생명의식을 고취시키는 일련의 행위로서 대상,
시인의 내면의식이 대상과의 상응관계로서의 밧줄은 응집의 알레고리라 할 것이다.
자신을 닮은 사람, 이것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곧 공존하는 가치의 개념이다.
객관적인 속성의 나를 요구한다. 이렇듯 주지적인 유추의 묘사는 오히려
비대상의 메타포로 이미지화 하여 대상과의 인연으로 밧줄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곧 시메트리의 언어다. 시인이 일상에서 밀도있게 건져 올린 또 다른 조어물(釣漁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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